우리가 ‘응답하라 1988’에 또 응답하는 이유
2015-12-11 오후 3:18 kcr 조회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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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연령대별 ‘응답’ 포인트

우리가 진짜 쌍팔년도 세대 30~40대
추억으로 오늘을 힐링한다
1988년 낭랑 18세였던 골목 친구 5인방의 이야기가 가장 반가운 사람들은 아마 그 시절을 그들처럼 보낸 또래일 것이다. 27년이 지난 지금, 마흔다섯 살의 중년이 된 이들 말이다. 2015년 대한민국의 마흔다섯이라면 남녀 불문하고 가정과 사회에서 가장 무거운 짐을 짊어진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나이가 아닌가. 그런 와중에 ‘응답하라 1988’에서 끄집어낸 새털처럼 가볍고 즐거웠던 청춘 시절의 추억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꼭 마흔다섯 살이 아니어도 그렇다. 그 시절 초등학생(그때는 ‘국민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이었던 3040세대라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유년의 정서를 생생하게 되살려준다. 쌍문동 다섯 가족 덕선이네, 정환이네, 선우네, 택이네, 동룡이네의 사는 모습은 추억과 꼭 닮았다. 저녁 시간마다 골목길에 울려 퍼지던 “○○야, 밥 먹어라!”는 엄마의 외침과 아버지가 퇴근길에 사들고 오시던 통닭 봉투에서 나던 행복의 냄새. 아옹다옹하던 형제자매들, 늦게 귀가하는 식구를 위해 밥 한 공기를 아랫목에 꽁꽁 싸매두던 마음까지 말이다.

학창 시절의 추억도 소환한다. 그때는 ‘응답하라 1988’의 골목 5인방처럼 늘 친구들과 붙어 다녔기에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없어도 심심하지 않았다. 방과 후에는 친구들과 ‘브라질 떡볶이’ 같은 작은 분식집으로 우르르 몰려가 스트레스를 풀곤 했다. 지난 3회에서 방송된 ‘수학여행’ 에피소드도 3040세대의 반가움을 불러왔다. 덕선이가 첨성대 앞에서 찍은 단체 사진은 3040세대가 학창 시절 찍었던 사진과 쌍둥이같아 웃음을 자아냈고, 수학여행 숙소였던 유스호스텔과 장기자랑도 잊고 있던 수학여행의 설렘을 되살렸다. 이제는 골목마다 아파트가 들어섰고, 자식들의 밥상을 책임지는 부모가 됐으며, ‘우리’보다는 개인주의적인 생활에 익숙해졌다. 그렇다고 현재가 싫은 건 아니지만, 막상 드라마를 통해 추억을 더듬고 있자니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그리고 팍팍한 오늘의 일상에도 슬며시 그 시절의 따뜻한 정서와 청춘의 활력이 스며든다. 그러니 3040세대라면 좋았던 시절의 추억으로 오늘을 위로하는 이 드라마에 빠지지 않을 수 없는 것 아닐까.


우리가 열광했던 것들
마이마이 미니 카세트, 88서울올림픽, 소방차, 박남정, ‘별밤’, 하이틴 로맨스, ‘영웅본색’, ‘천녀유혼’ 등 당시 문화를 보는 재미도 크다. 전작들에서도 시대 재현에 탁월했던 제작진의 솜씨는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1980년대 문화들은 이제는 유물이 되거나 흘러간 추억이 돼버린 것들이지만 그 시절 청춘들에게는 밤잠을 설치게 만들기도 하고, 가슴을 설레게 하는 보물 같은 존재들이었다. 소소한 생활 소품들도 정겹다. 귀한(?) 대접을 받았던 월드콘, 이따리아노 아이스크림이나, 극 중 부잣집 설정인 정환이네 식탁에 놓여 있는 마일로, 골목 어귀에 선 포니 자동차도 반갑다. 90년대를 조명했던 전작들에 비해 과거 소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해외에서 소품을 공수하기도 하고, 컬렉터에게 고가의 값을 치르고 사들이기도 하는 등 미술 팀의 고생이 더 심해졌다는 후문이다.


슬그머니 떠오르는 젊은 시절의 추억 50~60대
애들 키우던 젊은 날의 추억
대부분의 5060세대가 그 시절에 이제 막 결혼한 젊은 부부였거나,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었을 것이다. 덕선이, 정환이처럼 다 큰 애들을 키우던 이들은 지금 60대 후반에서 많게는 70대에 다다랐다. 이젠 자녀를 다 키우고 손주도 보는 나이가 됐지만, ‘응답하라 1988’은 아직 어렸던 아이들과 복작복작하게 살았던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해준다. 그러곤 순식간에 젊은 날로 되돌려놓는다. 요즘은 학교에서 급식을 하지만, 그때는 안 그랬다. 엄마들은 매일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 도시락을 쌌다. 행여 찬밥에 목이 멜까 봐 보온 도시락에 챙겨주곤 했다. 한 동네 사람들과 반찬을 나눠 먹는 일도 흔했다. 드라마에서 동네 사람들이 서로 저녁 반찬을 나누다가 결국 엇비슷한 식사를 하게 되는 것은 일종의 정(情)이었다.

극 중 성동일의 노란 월급봉투처럼 가장의 월급날엔 종이봉투에 담긴 돈을 꺼내 세어보는 즐거움도 있었다. 요즘같이 계좌이체로 돈이 오갈 때는 느낄 수 없는 실제적 기쁨 말이다. 지금의 5060세대에게 80년대는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며 가장 바쁘고 치열하게 살던 때다. 그래서 최전선에서 조금 물러난 5060세대에게 TV로나마 전성기 시절로 돌아가는 재미가 ‘응답하라 1988’에 있다.

카페 대신 평상 위의 수다
요즘 주부들은 길에서 수다를 떨지 않는다. 동네마다 흔히 있는 카페에 들어가 아메리카노나 카페라테를 시켜놓고 이야기꽃을 피운다. 세련된 이 모습도 좋지만, ‘응답하라 1988’에서 엄마 3인방이 골목길 평상에 모여 앉아 있는 모습은 촌스럽지만 정겹다. 그 옛날 평상은 그야말로 다용도였다. 귀갓길 지친 아버지들을 받아준 쉼터였고, 부모에게 혼나고 울적해진 아이들이 마음을 달래는 은신처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평상은 엄마들에게 가장 요긴한 장소였다. 함께 찬거리를 다듬고, 파마를 말고 앉아 맥주 한 잔을 기울이기도 했으며, 남편 얘기, 시댁 얘기 등 뭐든 쏟아낼 수 있는 사랑방이었다. 지금은 사라진 골목길과 함께 없어져버린 평상 문화를 다시 볼 수 있다는 건 이 드라마에서 가장 반가운 점 중 하나다.


낯설지만 어쩐지 빠져드는 걸? 10~20대
지금도 유효한 첫사랑 로맨스
현재 1020세대에게 1988년의 모습은 그저 신기하고 우스운 옛날일지도 모른다. 그런 1020세대도 ‘응팔앓이’를 시작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트레이드마크가 돼버린 여주인공의 ‘남편 찾기’ 덕분이다. 매 시리즈마다 이어진 미션이라 지겨워질 때도 됐는데, 등장인물 중 누가 덕선의 남편이 될 것인가 추리하는 재미가 여전하다. 또, 지금 1020세대와 비슷한 연령대의 주인공들이 첫사랑을 시작하는 모습에서 시대를 초월해 공감대가 형성된다. 비록 지금은 덕선이처럼 좋아하는 남자친구에게 노래 제목을 빗대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이란 오글거리는 메시지와 사탕을 남몰래 전하는 시대가 아니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썸’을 타는 시대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어린 시절의 첫사랑에 대한 두근거림은 1988년이건 2015년이건 여전히 예쁜 감정임이 분명하니까.

눈길 가는 배우의 발견
1020세대들은 추억을 되살리는 재미 대신,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는 재미에 더 끌리고 있다. 특히 인터넷상에서는 여주인공 덕선(혜리 분)의 남편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골목 3인방 남학생 정환(류준열 분), 선우(고경표 분), 택(박보검 분)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세 배우의 매력 비교부터 남편 확률까지 인터넷에는 골목 3인방에 관한 글들이 넘쳐난다. 덩달아 유력한 남편 후보인 정환을 가리켜 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이란 뜻의 ‘어남류’란 말이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우등생 선우가 연모하는 대상이 덕선의 언니 보라(류혜영 분)라는 주장도 꽤나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천재 바둑기사로 나오는 택 역할의 박보검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서 팬클럽 회원 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덩달아 ‘보검복지부’라는 재치 있는 팬클럽 이름도 화제가 됐다.


Part 2 ‘응답하라 1988’ 속 또 다른 이야기
① 쌍문동 아니고 의정부와 인천
드라마의 주요 배경인 쌍문동 봉황당 골목은 실제가 아니고 야외에 만든 세트장이다. 실제로 골목길에서 촬영을 할까도 고려했지만, 골목도 많이 사라졌을뿐더러 집마다 걸려 있는 새 도로명 주소, 위성접시, 자동차들이 너무 많아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고. 그래서 의정부에 골목길을 통째로 세트로 지어 촬영 중이다. 또 극 중 아이들이 다니는 쌍문여고와 쌍문고도 도봉구 쌍문동에 실제로 존재하는 학교가 아니다. 두 학교의 촬영은 각각 인천 신명여고와 보건고에서 이뤄졌다고. 인천 보건고는 드라마 ‘고교처세왕’, ‘너를 사랑한 시간’ 등을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② 강남 은마아파트가 5,000만원?
천재 바둑기사인 택이 우승 상금으로 5,000만원을 받자 골목 사람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 선우 엄마는 택의 아버지에게 “강남에 유명한 은마아파트가 5,000만원 정도 한다더라. 아파트를 사라”라고 조언했는데, 방송 직후 이 대사가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 “그 가격으론 어림도 없었다”, “그 동네에 살았었는데 저 말이 맞다”라는 둥 때 아닌 설전이 벌어졌다. 진실은 뭘까. 조사해보니 1988년 12월 말 당시 기준으로 은마아파트 34평의 매매가는 6,500만원에서 7,000만원 정도였다.(현 시세는 11억원 수준이다!) 그러니 5,000만원으로 은마아파트를 사라는 말은 쌍문동 선우 엄마가 그 동네 시세를 잘 모르고 한 말인 걸로! 그런데 택이 받은 상금은 5,000만원이 전부가 아니었다. 친구들의 대사 중에 “작년에 택이가 번 돈이 1억”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러니 택이 아버지는 마음만 먹었다면 은마아파트를 사고도 남았을 것이다.

③ 금리가 내려서 15%밖에 안 돼
역시 택이의 우승 상금 5,000만원을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이야기하다가 나온 대사다. 극 중 은행원인 성동일이 “요즘은 은행 금리가 내려서 15%밖에 안 된다”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실소가 터졌다. 요즘은 은행 적금 금리가 1년에 1, 2%대의 초저금리 시대 아닌가. 급격한 고성장의 시대였던 그때는 돈이 좀 있으면 그만큼 기회가 많았던 시대이기도 했다. 물론 이면에는 그늘도 있었으며, 고성장의 부작용이 축적돼 훗날 IMF가 터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저금리, 초저성장 시대가 장기화될 것이란 잿빛 전망밖에 없는 요즘. ‘낮은 금리 15%’가 부러워지는 건 당연지사가 아닐까?

④ 정의여고 앞 브라질 떡볶이
극 중에서 ‘브라질 떡볶이’가 나온 날, 인터넷에는 “쌍문동 정의여고 앞에 진짜 있었다”라는 증언이 속속 올라왔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똑같은 상호의 분식집이 있었다는 것. 더불어 “반드시 만두와 떡볶이를 함께 먹던 집이었다”, “남자 사장님이 친절했다”라는 등 브라질 떡볶이에 관한 추억을 되새기는 글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시청자들은 세세한 고증(?)까지 해낸 제작진에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⑤ 건국대 영화학과 라인 집합
우연찮게 쌍문동 골목 다섯 가족 중 네 명의 배우가 엇비슷한 연배의 건국대 영화과 출신들로 꾸려졌다. 바로 여주인공인 덕선 역의 혜리, 보라 역의 류혜영, 선우 역의 고경표, 정환 역의 류준열, 6수생 형 정봉 역의 안재홍이 그 주인공. 안재홍이 영화학과 05학번으로 가장 선배이고, 고경표가 09학번, 류혜영이 10학번이다. 특히 이 둘은 학교 다닐 때부터 친한 친구 사이란다. 혜리가 13학번으로 막내다. 이 네 사람은 동문 출신이라는 공통점으로 촬영장에서도 더욱 돈독하다고.

⑥ 골목 3인방의 수학여행 소방차 신
경주 수학여행 에피소드에서는 정환, 선우, 동룡이 소방차로 변신한 모습이 화제가 됐다. 당시 빅뱅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던 소방차의 춤을 완벽히 재현하기 위해 세 배우는 두 달이나 연습을 했다고. 장시간 동안 연습했다는 것이 쑥스러웠던지 정환, 동룡은 연습 시간을 줄여서 말하는 소심함을 보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세 남자가 보여준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는 분명 흥겨웠고, 수학여행의 추억을 끄집어내기에 충분했다.

⑦ 봉황당은 금은방?
쌍문동 골목 초입에 위치한 봉황당.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흔한 금은방 이름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쌍문동에 봉황당이란 이름의 금은방이 있었을까? 이 역시 실제 이 동네에 살았던 사람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는데, 실제로 봉황당이란 금은방은 없었고 비슷한 이름도 없었다고 하니, 제작진의 순수한 창작이다. 물론 극 중 봉황당 간판에 박힌 992-8662란 전화번호도 실제론 없는 번호다. 직접 걸어봤다.

⑧ 아이고 성 사장~이거 정말 반갑구만 반가워요!
극 중 정환의 아버지인 김성균은 못 말리는 개그 마니아다. 가족의 싸늘한 무반응에도 굴하지 않고 “아이고 O사장 이거 정말 반갑구만 반가워요!”, “실례 실례합니다” 등 사람만 보면 시도 때도 없이 개그를 날린다. 그가 주로 하는 대사는 당시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 ‘유머 1번지’의 유행어. 그의 썰렁한 개그를 받아주는 건 오직 아래층에 사는 덕선이뿐이지만 그의 입은 쉬질 않는다. 덕분에 요즘 그때 그 시절 추억의 개그 유행어가 자꾸 입에 맴돈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015년에도 1988년의 개그에 웃음이 터진다니, 사람들의 취향은 은근히 변하지 않는 걸까?

⑨ 피켓걸 에피소드는 진짜였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88서울올림픽’ 관련 에피소드는 덕선이가 피켓걸로 선정되는 것으로 꾸려졌다. 그러나 반년의 훈련에도 불구하고 마다가스카르가 돌연 불참 선언을 하는 바람에 대성통곡을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런데 실제 당시 덕선이와 같은 ‘비극’을 겪은 마다가스카르 피켓걸이 있었다. 그 주인공의 인터뷰를 다룬 1988년 9월 12일자 동아일보 기사가 방영 직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인터뷰에서 연극영화과 진학을 꿈꾼다고 했던 여고생 유oo씨는 이후 항공운항과를 졸업하고 항공사 승무원이 됐다는 네티즌의 제보도 이어졌다.

Mini Interview
신원호 PD가 밝힌 ‘응답하라 1988’ 비하인드 스토리
왜 쌍문동 골목길인가? 
나 또한 골목길에서 자랐다. 그 시절의 정서가 그립고 그 안에서의 관계를 다루고 싶었다. 다들 힘들다고 하는 요즘에 골목길의 정이 그리운 분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 시절의 가장 평균적인 생활상이 있는 골목길로 서울 도봉구 쌍문동을 택했다.

여배우 캐스팅은 모험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난 아직 드라마가 뭔지 잘 모르는 예능 PD다. 캐릭터와 얼마나 어울릴까 하나만 본다. 혜리는 캐스팅 전부터 극 중 덕선의 캐릭터를 잡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예능에 출연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을 많이 받은 친구라는 걸 느꼈다. 그런데 솔직히 중간에 MBC-TV ‘진짜사나이’로 크게 떠버려서 캐스팅을 포기할까도 했다. 이미 스타가 돼가는 게 우리 드라마와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기도 했는데, 연기에 전형성이 없다는 점이 좋아서 최종 캐스팅했다.

1988년이란 시대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역사적인 사건들을 소시민은 어떤 방식으로 경험했을까를 고민했다. ‘응답하라 1994’에서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은 내 경험이 바탕이었다. 집에 삼풍백화점에 옷 사러 간다고 하고 나왔는데 결국 명동으로 갔다. 근데 갑자기 삐삐가 엄청나게 울려댔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이번 드라마는 가족 이야기가 골자인데 여기에 거대한 정치적 이슈 등이 들어오면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을까 싶다.

과거 이야기를 하는 데 따른 고충은 없나? 
나와 이우정 작가는 1988년에 중1이었기 때문에 고등학생들과 어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찌 살았는지 아는 게 별로 없었다. 당시를 경험한 수백 명을 인터뷰하면서 자료 조사를 했다. 그런데 이게 사사로운 삶을 기억하는 것이다 보니 기억한 내용이 다 다르더라. 예를 들어 누구는 이때 곤로를 썼다고 하고, 누구는 이미 없어진 시대였다고 하는 식으로 말이다. 전작들보다 이야기 틀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을 정말 많이 해야 했다. 어린 주연배우들이 그때 시대 문화를 잘 몰라 춤을 춰야 할 때는 내가 직접 보여주기도 한다(웃음).

중견 배우들에게 도움을 받지 그랬나? 
성동일 등의 배우들에게 큰 도움을 받는 중이다. 작가나 PD를 비롯한 제작진이 모두 젊다 보니 내용을 검증해줄 사람들이 배우밖에 없더라. 김성균도 35세로 나이는 많지 않지만 소시민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참 많이 알고 있다. 덕분에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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