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비'' 고두심 ""6년만에 영화… 제가 참 졸렬했어요"
2017-11-23 오후 2:00 kcr 조회 1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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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나죠. 나이도 들고 제안도 많이 없을 것 같으니까 소심하게 표현하는
것 뿐이죠.(웃음) 감독님들. 어떤 역할이든 줘봐요. 고두심이 해낼 수 있으니까."

배우 고두심(66)이 "너무 진한 멜로만 빼면 다 괜찮다"고 농담을 던지며
이같이 말했다. 영화 '채비'(감독 구성주)로 6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고두심은 여전히 식지 않는 연기 열정을 내보였다.

그가 이번 작품에서 맡은 역할은 우리가 익히 잘 알고있는 고두심표 '엄마'다.
7세 지능을 가진 서른 살 아들을 건사하며 평생을 억척스럽게 살아온 엄마는
암에 걸려 아들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나야 한다. 고두심이 그간 다양한
작품에서 보여준 그 절절한 모성이 '채비'에 담겼다.

고두심이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건 12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의
영화 경력은 구성주 감독의 전작인 '엄마'(2005) 이후 몇 편의 영화에 조연 혹은
특별출연으로 짧게 등장한 게 전부였다. 시간을 더 앞으로 돌려봐도 그가
출연한 영화는 손에 꼽을 정도다. 주로 TV 드라마에서 활약해오던 그의
모습을 극장의 대형 스크린에서 보는 것 자체가 새로운 일이다.

그는 "너무 내가 너무 움츠려들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복합적이죠.
큰 스크린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나온다는 게 참 공포스러웠어요. 한 두 달 씩
집을 비우며 촬영하는 것도 싫었고요. 영화는 드라마보다 좀 무서운 장면
들이 있으니까, 그런 것도 싫었죠. 제가 참 졸렬했어요." 그런 그는 후배 배우
유선의 끈질긴 설득 끝에 영화 출연을 결정했다. '응답하라' 시리즈에 나왔던
배우 김성균을 눈여겨 봤고, 이번 작품에 그가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하기로 했다. 유선은 김성균을 '고두심 선생님이 출연한다'는 말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고, 고두심과 김성균이 '채비'에서 엄마와 아들로 만날 수 있었다.

'엄마 연기'는 자신있다는 게 고두심의 속마음이다. 그는 모친이 줬던 사랑을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었다. 또 외할머니가 모친에게 줬던 사랑도 기억하고
있었다. 고두심은 두 엄마가 보여줬던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길게 들려줬다.

"어느 엄마가 안 그러겠냐마는 제가 그런 모습을 보면서 자랐잖아요.
그 사랑을 느끼면서요. 그게 어떤 마음인지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엄마
연기에 자신이 있고, 잘하나 봐요. 아유 제가 너무 잘난체하는 것 같네요.(웃음)"
고두심은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모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울컥하며 눈물을
쏟았다.

고두심은 자신의 연기 인생을 다양한 역할을 해보지 못한 경력이라고 했다.
45년 동안 한 분야에 몰두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대가의 말이라고 하기엔
너무 겸손한 말이다. 그는 "지금까지 현역에 있다는 게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역할이라는 건 주어지는 것이라는 게 그의 연기 지론이기도 하다.
"저한테 가끔 앞으로 계획을 묻는 분들이 있어요. 어떤 역할을 하고 싶으냐고요.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건가요. 전 그런 고민을 할 시간에 지금 제게 주어진
역할에 얼마나 더 깊이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싶어요. 제가 맡은 인물에
저 고두심을 뺀 채 얼마나 더 다가갈 수 있느냐, 그게 더 중요한 거죠." 영화 '채비'는
다음달 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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