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문제는 형식과 내용 모두 중요
2018-07-26 오전 9:10 KCR 조회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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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CPA톡톡 질문 중 하나는 증여세 보고 의무없이 증여할 수 있는 금액은 얼마냐, 몇명까지 증여해도 괜찮은가 등등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미국 증여세 신고 의무없이 증여할 수 있는 금액은 일년에 $14,000까지 입니다. 수증자의 수효에도 아무런 제한이 없고 혈족 관계에서만 증여를 할 수 있다는 식의 조건도 붙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14,000 씩 수십 명 아니 수백 명에게 나눠 준다 해도 세무 상으론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이렇게 설명을 드리니까 다른 분이 친지 여러분 한테서 $14,000 씩을 증여를 받은 것으로 해서 집을 산다면 그건 어떠냐는 질문을 하시더군요. 
일단 표면적으론 아무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14,000 규정도 지켰고 증여를 하는 사람이 꼭 친척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세무 당국에서 오케이 할른지… 그건 자신이 없습니다. 왜냐고요? 다수의 증여인이 한 사람의 수증자에게 돈을 몰아줬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증여세법에 따른 형식은 분명히 따르고 있지만 ‘경제적 실체’ 가 있는 증여인지 의문이 듭니다. 혹시 자신의 돈을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 준 후 증여의 형식으로 되돌려 받은 것 아닐까요? 
자신의 돈인데도 그런 방법을 동원해야만 했다면 떳떳한 돈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런 생각도 드네요. 종합소득세 제도와 실명제가 확립된 미국에선 떳떳하지 못한 돈이라면 세금을 내지 않은 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크게 두가지 혐의로 의심을 받을 수도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첫번 째는 탈세 혐의 그리고 두번 째로는 돈세탁 금지법 위반, 이렇게 말입니다. 특히 사업하는 분이라고 한다면 그런 의심을 받을 가능성이 더욱 높습니다. 

경제적 실체가 없는데도 법에서 요구하는 형식만을 갖추고 세금문제를 피해 가려는 데 대해선 세무당국이 곱게 볼 리가 없습니다. 미국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IRS 가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것 중 하나가 그래서 “형식보다는 내용(Substance over Form Doctrine)” 이라는 무기입니다. 세법에서 규정한 형식을 갖췄다 하더라도 경제적 실체, 즉 내용이 없는 껍데기 뿐이라면 탈세행위로 취급하겠다는 입장이니까요.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례는 자녀를 자신의 사업체에 고용한 뒤 봉급을 지불하는 행위입니다. 실제로 자녀가 일을 했다면 문제가 없지만 서류 상으로만 일을 한 것처럼 헀다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합니다. 반대로 형식은 안 지켰지만 누가 봐도 경제적 실체가 있는 행위라면 어떻게 될까요? 세무 상의 어떤 혜택을 바라지 않고 했다면 별 문제 없을 겁니다. 

하지만 세법 상으로 어떤 이익, 예컨대 세금을 덜 낸다거나 아니면 택스 크레딧 등을 클레임하는 경우라면 곤란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형식이 곧 내용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으니까요. 

차량을 사업 목적으로 사용한 것에 대한 세금혜택을 받으려면 정확한 운행일지를 갖춰야 한다, 만약 그런 운행일지를 갖추지 않았다면 경비 공제를 받을 수 없다는 세법 규정이 좋은 예일 것 같습니다. 

“문(형식)보다 질(내용)이 나으면 촌스럽고, 문이 질보다 나으면 사치스럽다. 문과 질이 잘 조화돼야만 군자라 할 만하다” – 좀 촌스럽기는 하지만 공자님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더군요. 세무 문제는 형식과 내용이 모두 중요하다, 이렇게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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