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건강 ( 부부대화3)
2018-03-15 오전 9:14 KCR 조회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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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가슴 설레는 마음으로 미래를 기약했던 부부도 어느덧 무관심과 권태에 빠져듭니다. 과거에 의기투합했던 부부도 사사건건 부딪칩니다. 어떻게 해서 환상이 환멸로, 매혹이 무관심으로, 충만했던 만족이 불만적으로 바뀌게 되는걸까요?
 
어느 여성 환자 분이 만성 소화기 질환으로 내원하셨습니다. 우리나라 언어표현에 ‘속 상해’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소화기 ‘위장’을 의미합니다. 이 환자분은 부부갈등으로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이 소화기 통증으로 나타난 것 입이다.

여성환자분은 성격이 밝고 자유분방한 편이고, 남편은 신중하고 꼼꼼한 편이었습니다. 부인은 은 친구들이 많았고, 남편도 학교, 직장에서나 인간관계가 원만했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자연스런 자세에 이끌렸고, 아내의 낙천적인 성격이 만사 심각하게 생각하는 자기 스타일에 완충적 역할을 했습니다. 남편은 항상 올바른 처신을 요구하는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고, 부모 형제와 함께 지적인 토론을 하다 보니 가족들끼리 즐기고 놀 틈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매사에 진지하고 신중한 사람으로 자랐습니다. 아내와 함께 있을 때에는 그녀의 유머, 즉흥성, 쾌활함이 무거운 짐을 진 듯한 자신의 마음을 가볍게 해 주었습니다. 

한편 아내는 부모와 형제들 사이에 알력이 심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항상 자녀들에게 엄격했고 거리감을 느꼈습니다. 아내는 자랄때 학교에서나 집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집안 일을 거들었지만, 잘 한다는 말을 듣지 못했습니다. 어머니는 따뜻한 편이었지만 가족을 부양하느라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았습니다. 

아내는 아버지와 달리 안정감을 심어주고 자신을 전폭적으로 수용해 줄 남성을 꿈꾸어 왔습니다. 건실하고 수용적인 남편에게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결혼후에는 남편이 옛날부터 가지고 있었던 가치관에 따라 아내를 평가하기 시작하자 결점투성이로 비쳤습니다.  남편도 결혼 후에는 아내에게 부정적인 라벨(꼬리표)을 갖다 붙이는 것입니다. 한때 자유분방하다고 말한 성격을 두고 지금은 ‘제멋대로’라고 말하고, 옛날에는 ‘명랑하다고’말한 것을 지금은 ‘유치하다’라고 말합니다. 아내 역시 남편을 보는 관점이 바뀌었습니다. 내면의 심리적 갈등, 억울함, 화는 신체 내부의 자율신경의 불균형을 가져와 위산이 지나치게 분비되어 위궤양으로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많은 부부들이 비슷한 실망을 느끼지만 대체로 새로운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어떤 부부는 이러한 경험이 누구나 겪는 경험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자기네 부부만 겪는 문제로 여기고 숨기며 오랫동안 고통을 겪는 것을 임상에서 종종 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연애할 때의 그 쾌청한 날들이 왜 어두움에 휩싸이는가?  

우리들이 말하는 ‘콩깍지가 씌였다’, ‘홀딱 반했다’상태에서는 조증 상태에 놓인 환자와 흡사한 사고와 감정을 느끼기도 합니다. 조증환자의 전형적인 사고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긍정적인 특징만 과장하고 이상화시키며, 부정적인 면은 걸러내고, 긍정적인 면만 보려는 ‘좁은 시각’현상이 일어납니다. 홀딱 반해있을 때에는 부정적인 평가를 하지 못하거나 무시해버립니다. 그러나 결혼이라는 현실생활에서 인간의 자기중심적 태도와 경직된 기대와 당위적 사고로 인해서 배우자로부터 실망하게 됩니다. 거듭된 좌절을 통해서 자기 배우자가 이러한 기준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실망이 심해지면 조그마한 일을 가지고도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낙인을 찍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우리의 판단은 온건하고 합리적인 균형을 이룹니다. 그러나 친밀한 부부관계에서는 원시적인 흑백사고논리에 사로 잡혀, 자신의 준거 기준으로 상대방의 행동을 극단적으로 부정적 해석을 합니다. 부부관계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보다 상대방에 대한 기대가 더욱 확고 부동하며,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당연한 권리’로 여기기 때문에 실망하게 되면 배반, 무시 받았다고 느낍니다.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다고 하여도 그렇게 어둡다고만 말 할 수 없습니다. 부부가 유연한 사고와 건강한 의사소통을 개선시키면 현저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다시 말씀 드리면 상대방의 말을 적극적으로 듣고 공감하며, 자신의 원하는 바를 건강하게 표현하면 육체적으로도  건강합니다. 부부가 건강할 때 자녀와 의 관계도 크게 개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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