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건강 ( 부부대화4)
2018-03-22 오전 9:32 KCR 조회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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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니스를 운영하는 중년 여성 ‘L’이 파티에서 돌아와서 남편을 보니 “내게 무슨 화가 났나” 라고 생각 했습니다. 남편의 마음을 읽으려고 했던 이 여성은 “내가 그이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이 틀림없어”라고 생각했습니다. L여성은 자신이 한 일 때문에 남편이 화가 났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내게 화를 내면 결국에 가서는 헤어지고 말겠지’라고 예측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여성은 잘못 짚었습니다. 보이지도 않는 원인과 결과를 놓고 혼자 억측을 했던 것입니다. 아마 다른 여성이라면 ‘좀 지나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나중에 남편이 입을 열자 L여성은 이미 삐쳐서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L여성이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자 남편은 그만 화가 나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이 L여성은 이러한 비난을 들으며 자신이 읽은 것이 정확했다는 반증으로 삼고 더욱 감정이 나빠졌습니다. 

이와 같이 자기가 예언한 것이 맞았다고 하는 것을 ‘자기충족예언’이라고 말하는데, 심각한 갈등이 있는 부부에게서 흔히 보게 됩니다. 사람들은 상대방의 행동을 잘못 해석함으로써, 가장 피하고 싶은 결과를 불러들이고 마는 것 입이다. 사람들이 하는 말과 행동은 모호하고 엉뚱한 생각을 낳게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에게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또 그 동기가 무엇인지 알기란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이 L여성은 버림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남편의 침묵을 자신에 대한 분노로 해석했습니다. 상대방의 마음속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신호를 읽고 찾으려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그릇된 설명을 하고 그릇된 결론을 내리기가 쉽습니다. 어떤 남편이 아내에게 평소의 지론을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데, 아내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함께 보낸 지난날과 같은 온갖 정보를 다 동원해도 그 웃는 이면의 동기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 그녀의 얼굴 표정이나 목소리의 톤과 같이 내가 보고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 감각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 다시 말해 그녀의 마음 상태였던 것입니다. 가장 본질적인 것은 – 내가 가장 관심을 갖는 것- 아내가 바깥으로 드러낸 행동이나 말이 아니라, 내 생각에 대한 아내의 진정한 태도입니다.  

아내는 남편의 추측을 들으면서 최근에 있었던 재미있는 일을 떠올렸던 것이었습니다. 아내를 웃게 한 것은 남편의 이론이 아니라 아내 자신의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우리가 기억하여야 할 것은 감정이 지나치게 흥분되었을 때(지나친 스트레스상황), 우리가 관찰한 모호한 단서에 발목을 잡힌다는 것입니다. 당황하거나 흥분하면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 즉 ‘보이지 않는 실재’에 대한 해석은 상대방에 대한 합리적인 평가보다 우리의 내적 상태,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과 기대에 영향을 받기 쉽습니다. 

자기존중감이 낮은 사람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편견이 있습니다. 자기존중감이 낮은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의미에 지나치게 관심을 쏟습니다. 다시 말해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가에 대해 과도한 반응을 합니다. 자기 존중감이 낮기 때문에, 남들이 어떻게 볼 까 하는 생각을 할 때 자신의 선입견을 적용시키고 부정적인 해석을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L여성은  남편의 침묵을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받아 들였습니다. 흥미롭게도 L여성이 성장한 가정에서는 누가 잘못을 저지르면 벌주는 의미로 말을 하지 않곤 했습니다.

사람들은 한 두 가지 일에 대한 해석을 ‘일반화’를 시키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L여성이 남편이 한 두번 화낸 것을 가지고 ‘저 사람은 나만 보면 화가 나는가 봐’하고 ‘일반화’시켰습니다. 심지어는 더욱 ‘과대 일반화’시켜, ‘나는 항상 사람들을 화나게 만드나 봐’ 하고 생각하고는 슬픔에 빠졌습니다. 이 여성환자는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남편이 입을 다물고 있는 다른 이유를 생각 할 틈이 없었습니다.  

모호한 단서를 토대로 잘못 결론을 내렸지만,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 사고는 부부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줍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이 현실적이고, 마음을 개방하고 있는 듯이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상 자기 배우자에 대해서는 마음의 문을 닫아놓고 폐쇄적인 시각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왜곡을 바로잡아 주려고 하면 더욱 증오심을 가지게 됩니다. 화가 나있는 사람은 자기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상대방이 잘못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조종하거나 속이려 한다고 믿기 쉽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를 볼 때 부부의 행복을 깨트리는 원인은 바로 ‘부정적인 사고’이며, 행복이란 부정적인 경험과 해석이 줄어들 때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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