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학이 무조건 비싸다는 생각은 오해…’공짜돈’ 지원은 사립이 훨씬 많아
2018-07-12 오전 9:45 KCR 조회 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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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딸은 사립대학을 희망하지만 학비 부담 때문에 주립대학에 보낼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아이가 그동안 공부하고, 운동하고, 클럽활동도 열심히 해서 명문 사립대학에도 갈 것 같지만 비싼 학비를 어떻게 감당하겠어요.”

벨뷰에 사는 A씨는 요즘 11학년을 마친 딸의 대학 선택을 놓고 고민이 많다. A씨의 딸은 요즘 표현으로 소위 ‘엄친딸’이다. 학교 GPA 4.0에 지난 번 치른 SAT 시험에서 1590점을 맞았다. 학교 운동부 대표로 주 챔피언십 대회에서 몇 차례 수상했으며 전국 수학경시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학교 토론팀 대표이며 해외봉사활동도 2번이나 경험했다.

A씨의 딸을 놓고 주위에서는 당연히 아이비 리그나 스탠퍼드 등 최고 명문 사립대에 진학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A씨는 이런 말을 들을 때면 걱정이 더욱 앞선다. 작은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의 가정은 경제적으로 그다지 쪼들리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1년에 7~8만 달러에 달하는 사립대학 학비를 감당할 능력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소득 신고를 11만 달러 정도 했지만 이 정도 소득으로 그만큼의 학비를 감당하는 것은 상상이 안된다. 그렇다고 그동안 모아 놓은 저축이 많은 것도 아니다. A씨는 내심 딸이 주립대학에 진학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아이가 큰 무대에서 더 크게 성장할 기회를 막는 것 같아서 가슴이 답답하다.

자녀의 대학을 결정하는 시점에 서 있는 부모의 입장에서 A씨의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살인적인 대학 학비를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는 학부모들은 자녀를 명문 사립대학에 보내고 싶어도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자녀의 실력과 능력이 출중함에도 불구하고 학비에 대한 부담 때문에 그냥 주립대학에 만족하게 된다. 그러나 출신 대학이 아이의 미래 이력서에 평생 따라다닐 것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만 하다. 필자가 실제로 상담했던 많은 학부모님들이 위와 같은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었지만 사실 이는 미국 대학의 학자금 지원 절차와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다. 

미국의 각 대학은 어떤 학생이 자기 학교에 다니기 위해 필요한 등록금, 기숙사비, 교재비 등을 합쳐서 총 학비 (Cost of Attendance)를 발표해 공지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이드 라인에 불과하다. 어떤 명문 사립대학이 총 학비를 7만5,000달러로 공지해 놓고 있다고 해도 이 금액을 모두 지불하고 다니는 학생은 거의 없다. 

지난 칼럼에서 지적한 대로 해당 가정의 가정분담금(Expected Family Contribution, EFC)이 얼마나 되느냐가 중요하며, 무엇보다도 EFC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해당 학교에서 장학금 (scholarship)과 무상보조금 (grant)등 소위 ‘공짜돈(free money)’을 얼마나 많이 제공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학교에서 주는 ‘공짜돈’이 많아진다면 학생이 직접 내야하는 학비의 액수는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립대학의 무상보조금 (grant)은 주립대학의 그것보다 훨씬 크다. 대학 순위 100위 안에 속하는 사립대학의 대부분은 평균 3만5,000~4만 달러에 이르는 무상보조금을 제공하는 반면, 많은 주립대학의 무상보조금은 1만 달러를 넘지 못한다. 또한 주립대학들은 해당 주 출신 학생들에게 우선적으로 학자금을 보조해 주기 때문에 타주의 주립대학에 진학하는 경우 보조금을 받을 가능성은 더욱 작아진다. 예를 들어 지난해 스탠퍼드대 학생들이 장학금 및 무상보조금으로 받은 액수는 평균 4만7,000달러가 넘는 반면, 워싱턴 주립대 (UW) 학생들이 받은 ‘공짜돈’은 평균 1만 달러가 조금 넘었다. 

반면 스탠퍼드대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은 평균 2,600달러 정도였지만 UW의 학자금 대출은 평균 5,500달러였다. 스탠퍼드에 진학한 학생이 훨씬 더 많은 학자금 지원을 받고, 더 적은 학자금 대출을 안고 졸업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여러가지 많은 변수들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사립대학이 주립대학에 비해 반드시 돈이 더 많이 든다는 생각은 학자금 지원 과정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나온 오해다. 학생의 희망, 성적, 재정상태 등을 고려할 때 어떤 학교가 최적인지는 모든 정보를 놓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사립대학이 비싸니까 아예 고려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현명하지 못할 뿐더러 자칫 자녀의 미래에 미리 한계를 긋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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